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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글라스 여주공장 전경,/사진: KCC글라스 제공 |
[e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KCC글라스 여주공장은 1987년 준공됐다. 건축용 판유리를 비롯해 자동차용 원판 유리ㆍ코팅유리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130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자랑한다. 판유리 산업이 건축ㆍ자동차ㆍ가전ㆍ전자ㆍ태양광 등 다양한 전방산업과 연계되는 국가기간 산업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여주공장은 국가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여주공장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KCC글라스는 국내 건축용 판유리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자동차용 유리 시장과 코팅유리 시장에선 각각 70%, 4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여주공장에서 생산된 건축용 판유리는 전국 건축현장 및 유리 가공업체로 향한다. 건축용 판유리는 창호 등을 제작하는 데 있어 기본 재료로 활용된다. 단열성능이 우수해 건축물 에너지 절감에 효과적인 코팅유리 역시 전국 현장에 납품된다. 자동차용 원판 유리는 자동차용 유리로 가공하는 KCC글라스 전의공장(세종시 소재)을 거쳐 현대차ㆍ기아차ㆍGM대우ㆍ쌍용 등 국내 주요 자동차 메이커에 공급된다.
여주공장이 세계 최대 유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 데에는 2015년 하루 1200t 생산이 가능한 7호기 라인을 가동한 이후부터다. 1200t 생산라인 도입은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지만, 이를 온전히 가동시킨 건 여주공장이 세계 최초다.
“다른 업체에 앞서 최적의 재료 배합비율 등을 찾아낸 덕에 7호 라인을 정상 가동할 수 있었다”는 게 KCC글라스 측의 설명이다. 반면 중국 업체는 여전히 1200t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는 규사(모래)ㆍ석회석ㆍ소다회 등을 배합ㆍ용융하는 과정을 거쳐 제작된다. 양이 많아질수록 재료들이 잘 섞이지 않기 때문에 까다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배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완성된 유리의 투명도가 떨어지거나 기포가 생겨 출하할 수가 없다. 또한, 로(爐)에서 빠져나온 유리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온도조절에 실패하면 유리가 깨지는 문제 등도 발생한다.
KCC글라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경기 용인시 소재 KCC글라스 중앙연구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원래 KCC 연구조직 중 하나였지만, 2020년 KCC글라스가 KCC에서 분사되면서 올초 신규 설립됐다. 중앙연구소는 개발 조직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기반 기술ㆍ응용 기술ㆍ공정 기술 등을 연구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역할 등을 수행한다.
중앙연구소의 기술개발을 통해 여주공장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시광선 투과율 8%의 프리미엄급 ‘프라이버시 유리’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세계 최초 하루 1200t 생산라인 가동과 더불어 프리미엄급 프라이버시 유리 생산은 여주공장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유리는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차단하는 유리를 말한다. 고급 세단 등에 적용되는 검정빛의 유리 등이 해당한다. 가시광선을 최대한 차단하면서도 일정 수준은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된다.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철분 등의 재료 배합이 중요하다.
이 밖에 여주공장은 최근 확대되고 있는 ‘저방사 코팅유리(로이유리)’ 수요 대응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연 생산량 1000만㎡의 코팅유리 2호 라인을 가동하는 등 연간 1700만㎡의 코팅유리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로이유리는 열을 반사시키는 은막 코팅 등으로 단열성능을 갖추고 있는데, 강화된 건축물 단열기준ㆍ에너지 절감 필요성 확대 등으로 수요가 커졌다. 2010년 400만㎡에 불과했던 로이유리 시장 규모는 현재 1600만㎡ 이상으로 4배 이상 확대된 상태다.
KCC글라스는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46만㎡(약 14만평) 규모의 신규 유리 생산공장 착공했다. 여주공장에서 30년 이상 축적한 기술을 해외에 전파시킨 것이다. 2024년 완공되는 인도네시아 공장에서는 연간 43만8000t의 건축용 판유리 생산할 예정이다. 하루 생산량만으로 여의도 63빌딩을 두 겹으로 두른다.
생산된 유리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 시장에 판매될 예정이다. KCC글라스는 인도네시아 생산공장을 단계적으로 증설해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키워갈 계획이다.
변종오 KCC글라스 생산기술총괄 본부장(전무)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개선하고 도전하는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고객 니즈를 만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CCㆍKCC글라스 중앙연구소 전경./사진: KCC글라스 제공 |
강주현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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